23년엔 골프를 못했구나

이미지
기록을 보니, 23년에는 골프를 하지 못했다. 22년 연말에 모친을 병원으로 모시고 돌아가시기까지 10개월이 고통스러워서 골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다시 골프채를 잡고 깨달았다. 다 잊어버렸다는 것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해야 할세.  6개월 간의 인텐시브 연습이 몸에 배지 않았다는 뜻이다. 선배들의 말로는, 골프라는 것은 30년을 쳐도 안 맞을 때는 절대로 안 맞는다... 그래도 기초를 잊지는 않겠지. 그런데 그것을 잊은 것이다.  선배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정말 골프에 미쳐서mad 미친reach 사람들은 실력이 일정했다. 나는 그토록 열렬히 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어쩔까?

골프 일기 80일차: 방아쇠 수지 증후군: 골프부상

방아쇠 수지 증후군: 손가락을 구부린 채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손가락 관절에서 잡음이 나거나 손가락 운동 장애 손의 통증을 유발한다. 손가락을 펼 때 총을 방아쇠 소리처럼 딸깍 거리는 소리가 나고 통증을 유발한다.


급히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손가락을 동일한 모양으로 계속 유지한 채 사용하면 손이 그대로 굳어서 통증을 유발하고 나아가서는 손가락을 구부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총을 솔 때 방아쇠를 쥔 모습처럼 검지나 중지가 펴진 상태로 구부려 지지 않는다. 


골프 레슨을 시작하고 연습을 매일 하다 보니 어느 날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하였다. 자고 일어나면 뻐근했다가 오후가 되면 다시 연습하러 갈 만큼 회복이 되었다. 평소에 손가락을 사용할 일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시적 현상이려니 하면서 하루 이틀을 보내고 있던 터였다. 


집에 파스 류가 많아서 잘라 부치는 재미도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손가락이 아프다고 해도 선배나 강사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회사 동료와 대화하다가 이게 심상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용하지 않던 손가락을 무리해서 발생한 통증이라는 것은 옳다. 그러나 자연스레 없어지겠구나 하고 방치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초보이다 보니 클럽을 
1) 양 손가락으로 너무 세게 힘을 주어 쥐었고 
2) 연습을 게으르게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연습을 내일 너무 열심히 했다는 점 
3) 하루의 연습 시간 중에도 간간이 손가락을 폈다 쥐었다 하는 쉬는 동작을 해 주지 않았다는 점 
4) 연습이 끝난 후에 마사지를 해주어야 했다는 점. 
그래서 손가락이 굽어진 채로 나름 염증 발생으로 인한 통증이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파스라도 부쳐서 조금 통증과 염증이 덜 하였겠으나 오늘 이 사실을 인지하지 않았다면, 방아쇠 수지 증후군으로 진행할 뻔하였다. 


연습을 쉬엄쉬엄 해야 하고, 클럽을 한번 칠 때마다 손을 떼었다 다시 쥐어서 손가락을 계속 웅크린 채로 두지 않아야 했다. 연습 후에는 마사지를 충분히 하고 이미 통증이 발생을 했다면, 쉬거나 충분한 마사지를 하여 근육을 충분히 풀어 주어야 했던 것이다. 필요시 소염 진통제도 사용하라. 


급히 손가락을 마사지 하기 시작한다. 불쌍한 내 손가락.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둔 것이 6장이나 되는 것으로 보아 제법 오랜 시간 아팠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이 연습 73일 차이니 한 달은 충분히 앓았지 않았겠는가.  


어쩌다 시작한 골프. 생각보다 부상을 몰고 온다. 모르고 다치고 알고도 다친다. 젊었을 때에는 다소 무리를 해도 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중년의 골프는 조심스럽게 쳐야 하겠다. 부상을 일어 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평생 골프를 한다고 생각하고 쉬엄쉬엄 쉬어가며 놀아가며 천천히 배우는 것이 현명할 지도 모르겠다.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하다가 부상이 온다. 관절 허리 무릎 등 목 손목 손가락 모든 관절 잇는 곳에 통증이 가능하고 근육통도 있을 수 있다. 다른 운동과 취미도 마찬가지의 부상의 위험이 있을 게다. 인지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예방하면서 조심할 수 있으면 조심하는 것도 현명하다.  


부상으로 아예 골프를 못 치는 것보다는 천천히 진도를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불쌍한 손가락이여. 미안하다. 미리미리 마사지를 매일 했었어야 했는데. 열심히 안 하는지 다른 통증은 없는데 손가락만. Grip 동작이 나름 힘들었나 보다. 그리고 누구 말처럼 몸에 너무 힘을 주고 자세 연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몸에 힘 빼는 데에 적어도 3년이 걸리고, 10년이 지나도 힘이 빠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니 초보의 뻣뻣함이 통증을 더 만들어 내는 여건이 되었을 게다. 


지혜롭게 연습에 임하자. 준비 운동도 하고, 중간 중간 근육 긴장도 풀고, grip할 때마다 손가락도 충분히 여유를 가지게 하자.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니...


여차하면 골프가 아니라 글쓰기도 힘들게 될 뻔하였다. 키보드는 열 손가락을 다 사용해야 하는데 말이다. 지혜롭게 연습하자. 인생 길다. 


그냥 사용하지 않다가 사용해서 아픈 것이려니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여차하면 방아쇠 수지 증후군을 안게 된다. 골프를 칠 수 없게 된다. 물론 다른 일도 불편해진다. 경각심을 가지고 마사지와 휴식.